부들(cattail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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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들의 시간
한여름에는
세상을 향해 곧게 서 있더니,
가을이 오자
말보다 먼저
속을 비우기 시작했다.
품고 있던 것들을
하나씩 바람에게 내어주고도
부들은
잃었다 말하지 않는다.
비워야
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을,
남겨야
다음 계절이 온다는 것을,
물가에 선
마른 이삭들이
오늘도
말없이 외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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